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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광장

Review: 패시브 프리 비청회

2008.03.21 16:07

하이파이뮤직 조회 수:13519 추천:478



층층이 쌓인 패시브 프리 타워(?)




하뮤 비청회가 오랜만에 열렸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거의 1년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열린 만큼 흔치 않은 주제인 패시브 프리를 다룬 비청회였습니다. 패시브 프리는 기성품으로 나온 제품이 비교적 드문 품목입니다. 주로 자작하시는 분들에 의해 양질의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하여 제작되는 품목입니다. 기억을 되돌려 기성품을 브랜드 단위로 찾아보면 첼로, 퍼스트사운드, 얼릭 등이 떠오를 뿐입니다. 사실 패시브 프리는 프리의 유무론 논쟁이 뜨거울 때 잠시 언급될 뿐 그다지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연유로 오디오제작자들이 기성품으로 제품을 내놓지 않나 봅니다.


필자도 현재 패시브 프리를 사용하고 있고 보유한 기기에는 나름대로의 애환이 깃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디오를 접었다가, 음악이 너무 듣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똘똘한 프리의 대안으로 패시브 프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기기를 들여놓기 전에는 단순한 볼륨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편하게 음악이나 듣자라는 체념어린 기분으로 패시브 프리를 들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엉뚱하게도 완성된 패시브를 받아들고는, 제작해 주신 송영진님께 “전원은 어디로 넣습니까?”라는 질문을 했었습니다. 송영진님은 가벼운 신체적 접촉(?)으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갈음하셨습니다.


아무튼 패시브 프리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과 그 성능(당연히 만들어 내는 음이겠죠?)의 차이가 궁금했기에 휴일을 맞은 가족들의 따가운 눈총을 뒤로하고 비청회에 참석하였고, 그 결과를 이렇게 올립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비청회 보고서가 그 동안의 비청회 보고서와는 좀 생소하게 느껴지실 것입니다.비청회가 열렸던 장소는 박성준님의 오피스텔이었습니다.  공간이 무척이나 좁았습니다. 사실 좁은 공간은 아니지만 10여명의 어른이 앉으니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진행이 딱딱하거나, 위압적이나 하지 않고 알고 지낸지 아주 오래된 친구들이 사랑방에 모여 수다를 떨었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날의 따뜻한 분위기를 좀 더 잘 전달하고자, 수다 떠는 기분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사랑방 같은 비청회 분위기




비청회는 하뮤 공지에서와 같이 3월 1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참석하신 분은 오피스텔과 메인 시스템의 주인장이신 지휘자 박성준님, 이번 비청회를 기획하시고  비청회 당일 진행을 주도하신 평론가 송영진님, 그리고 일반 회원으로는 윤성주님, 김태석님, 김성환님, 이호영님, 김종현님, 양훈모님, 김태권님, 서영님, 최윤욱님, 임정훈님,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저 박성우가 참석하였습니다.


지휘자 박성준님(좌), 평론가 송영진님(우)




이번 비청회에 사용된 기기는 웨스턴 91B 회로를 복각한 300B 싱글파워앰프(electric harmonic 300B), 웨스턴 755A, 디지털 소스는 메리디안 208, 아날로그 소스는 엠파이어 208턴테이블과 EAR 834P 포노앰프가 담당했습니다. 케이블은 스피커선은 웨스턴일렉트릭 선을, 그리고 인터커넥터는 송영진님이 자작하신 문도르프 선재를 사용한 인터를 이용하였습니다.


WE 755A 스피커 및 타겟스텐드(좌),메르디안 208 CDP와 EAR843P 포노앰프(우상)
Electro Harmonic 300B 싱글 앰프(우하)




다음은 출전한 패시브 프리 선수들의 목록입니다.


첼로 패시브 프리 애튜드, 테크렙 패시브 프리(여기까지가 기성품입니다.), 동경광음(10㏀, 100㏀), 데이븐, DHT 사운드사의 볼륨을 이용한 패시브프리(이상 송영진님 자작) 등 총 5개사의 제품이 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좀 늦게 최윤욱님께서 가지고 오신 트랜스타입의 패시브 프리가 마지막으로 합류하였습니다(사실 동경광음 어테뉴에이트를 사용한 자작 패시브 프리라고 해야 맞죠? 편의상 동경광음 패시브 프리라고 칭하겠습니다.)


패시브 프리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은 최근 하뮤게시판에 올라온 송영진님과 최윤욱님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알토란 같은 댓글도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사전에 정해진 몇 개의 CD를 들어보았으나. 하지만 곧 사랑방 분위기로 전환되어 임의로 선정된 레코딩을 자유롭게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성준님께서 사용하신 300B앰프에는 애초 WE300B 각인관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비청회의 특성상 파워앰프를 On/Off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관의 안전성을 위해 EH관으로 대신하였습니다.  물론, 최종 간택된 2종에 대해서는 원래의 WE300B으로 변경하여, 짧은 시간이나마 귀가 호강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패시브 프리가 가진 성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세히 기술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먼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출전한 선수는 데이븐입니다. 제게는 송영진님댁에서 일청한 경험이 있는 패시브 프리였습니다. 송영진님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가지고 계신 패시브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역대가 투툼하고 전반적으로 선이 굵은 성향에 따스한 온기를 가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 비청회에서 제가 장점으로 파악했던 이러한 성향 거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대역은 좁고, 음은 부분적으로 다소 뭉개지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즉, 흔히 (잘못)언급되는 빈티지적인 소리였습니다. 송영진님도 다소 의아해 하실 정도였습니다. 역시 오디오는 매칭이라는 금언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데이븐 전면 모습



데이븐 내부 모습


다음으로는 테크렙입니다.  약 18만엔이라는 가격으로 제작 판매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품절되어 판매가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으며,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이미 다 입수해 버렸기에 희귀해진 프리라는 부연설명이 흥미로웠습니다. 없는 것 빼고 다 보유하고 계신 송영진님 역시 테크렙을 대여해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데이븐에 다소 실망한 터라 테크렙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단단하고 저역에 심지가 곧은 음, 그러면서 별다른 착색이 없는 소리가 재생되었습니다. 케이스가 단단한 철판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소리도 매우 단단했었습니다. 하지만 음의 찰기와 고역의 자연스러움이 부족했던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테크렙 전면 모습



테크렙 내부 모습




이번에는 첼로입니다. 첼로의 패시브 프리는 Étude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별칭을 가지고 있는 기기입니다. 소리를 들으신 모든 분들이 '역시 첼로다, 썩어도 준치다, 패시브 주제에 첼로 소리가 나온다'라고 한목소리를 내시더군요.  화사한 고역과 하이엔드 성향의 밸런스가 잡힌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패시브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자연스러움보다는 다소 인위적인 느낌을 주는 소리라는 의견 역시 일치했습니다. 저 역시 다른 분들의 의견에 동감을 표했습니다. 앞선 테크렙과는 아주 대조적인 야들야들한 소리하고 하면 가장 적합한 표현일 듯 합니다.


첼로 에튀드 패시브 프리


그 다음의 출전 선수는 DHT 사운드의 패시브 프리입니다. 케이스 없이 올 누드인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출천했습니다.  그래도 소리만 좋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연결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으로 인해 시청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나름대로 기대가 대단했는데 매우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아마 저항값이 맞지 않았거나 그라운드 처리가 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 했을듯 합니다.


DHT 사운드의 올누드 패시브 프리


이번에는 제가 사용하고 있는 동경광음의 패시브 차례입니다. 우선 10㏀입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기기이기에 조금은 객관적이지 못한 평일 수도 있지만, 앞서 출전했던 패시브들이 다소 빈티지적인 성향이었다면, 동경광음은 분명 전형적인 하이엔드 음이었습니다.  음상은 다소 고역쪽으로 치우쳐 있고, 따라서 저역의 양감이 다소 부족한 면도 있었습니다만 해상도나 고역의 뻗침, 적당한 살집의 중역은 이번 출전 선수중 가장 돋보였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저역의 양감이었습니다. 박성준님은 케이스가 가벼워 통소리가 난다는 의견을 제시 하셨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음이 다소 가벼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동경광음 10㏀




이번에는 100㏀입니다. 같은 케이스인데, 노브에 흑단을 달았습니다. 이전 10㏀에 비해 변수는 2가지입니다. 자체 저항값이 다르다는 것과 노브를 흑단으로 달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앞선 10㏀의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장악하였습니다. 저역의 양감과 힘이 동반된, 그러면서도 고역의 끝이 살아있는, 제가 듣기에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만약 10㏀에 흑단 노브를 달았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10㏀에 흑단노브를 달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정말 굴뚝 같았습니다.


동경광음 100㏀




마지막으로 최윤욱님의 트랜스타입의 패시브프리입니다. 안타깝게도 내부 사진을 촬영하지 못하였습니다. 배선이 거의 예술의 경지였는데, 이글을 빌어 최윤욱님께서는 내부 사진을 별도의 댓글이나 덧글에 올려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확실히 어테뉴에이트 타입의 패시브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기존의 4종류의 패시브가 프리의 존재를 완전히 잊게 했던 반면,  트랜스패시브는 프리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마치 액티브 타입의 프리가 물려진 것 같았습니다. 어테뉴에이트 타입에서 느낄 수 없었던 스케일과 에너지가 마치 거센 파도처럼 밀어 붙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트랜스타입의 패시브 프리를 시청하신 분들이 다들 입맛을 다시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동경광음 10㏀(좌)과 트랜스 패시브 프리(우)



트랜스프리 원리를 설명하시는 최윤욱님의 손




어느덧 3시간 남짓한 시간은 어느새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물론 먼저 말씀드린대로, 비청회가 끝난 뒤 WE300B 각인관의 소리를 듣는 호사도 누렸습니다. 이번 비청회에서 다시한번 확인했던 것은 케이스의 재질, 볼륨의 노브, 그리고 배선재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입니다.  


패시브 프리는 훌륭한 성능의 기기를 사용한다면 메인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은 매우 출중하지만 각각의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최종적인 소리는 극과 극을 달릴 수도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오래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주신 평론가 송영진님, 메인 시스템과 장소를 제공해 주신 지휘자 박성준 지휘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귀한 시간을 함께 해주신 하이파이뮤직의 회원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 사진 : 박성우
편집 : 하이파이뮤직


* 디비이관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2-1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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