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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광장

제19편 이완근님 탐방기

2008.12.24 13:04

하이파이뮤직 조회 수:19496 추천:671



많은 오디오파일들은 자신의 시스템을 다른 오디오파일들에게 공개하기를 무척 꺼린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이들 앞에서 자신의 오디오로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은 식은 땀 나는 일이다. 완벽하게 무장해제당한 채 적의 총구에 노출된 것과 같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잘해야 본전인 일인 셈이다. 허영만 만화 식객에서도 그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이파이뮤직의 오디오파일 탐방이 한동안 뜸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상기한 이유도 있었다는 점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다.

이번 탐방의 주인공인 이완근씨는 필자에게 먼저 탐방을 제의한 아주 특이한 경우다. 30대 중반의 열혈 오디오파일로 필자와는 수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지만 집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스피커를 이글스턴웍스의 안드라2에서 골드문트 수퍼다이얼로그로 바꾼뒤에 소리도 궁금한 터여서 흔쾌히 응했다. 오디오 시스템은 30평형대 빌라 거실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스피커의 세팅, 전원장치 및 케이블 등 한눈에 봐도 그의 녹록치 않은 오디오이력이 은연중에 드러나 보였다. 최근 아날로그에도 흥미를 가져 턴테이블 SME 10을 구입하는 등 가속도를 내고 있으나 아직 완벽하게 세팅되지 않아 이날은 CD로만 음악을 들을 수밖에 없어 다소 아쉬웠다.





이날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던 SME 10 + V gold 암, Benz LP ebony 카트리지의 조합



* 현재 보유기기(케이블 및 전원장치 포함)

CDT
Jadis JD1

DAC
Spectral SDR2000

아날로그 기기
SME 10 + SME V암, Benz LP ebony 카트리지, Benz PP-1 T9 포노앰프

프리앰프
Audioresearch reference2 mk2

파워앰프
Audioresearch VTM200

스피커
Goldmund Superdialogue

전원장치
RGPC 440ce, Sanctus 멀티탭, Riverman audio 제작 Furutech 벽체 아웃렛

룸컨디셔너
샥티 홀로그래프

오디오랙
Finite elemente pagode signature E14

디지털케이블
Siltech Golden Ridge G5 AES/EBU

톤암케이블
Van Den Hul D501 silver

포노앰프-프리 인터커넥터
Siltech 4-56s (rca)

DAC- 프리 인터커넥터
Siltech Snowlake G5 (xlr)

프리-파워 인터커넥터
Kharma KEL-1 Signature (xlr)

스피커 케이블
Siltech LS-288 G3

점퍼 케이블
Siltech Emperor G6 SATT

파워 케이블
김승욱 Pure silver(턴테이블)
독일산 자작 케이블(DAC)
조이투오디오 이니그마se(파워)
Elrod EPS-2 signature(프리)
EPS-3 signature(전원장치)
RGPC high tension wire(CDT)
NBS Statement 3(멀티탭)




하이파이뮤직(이하 하뮤)=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의 콘체르토 베네치아노를 먼저 들려주셨는데, 저희 집에도 이 음반이 있어 유심히 들었습니다. 분명히 최근의 하이엔드적 경향과는 거리가 있는 울림입니다. 스피커의 영향인지 몰라도 오히려 빈티지에 가깝다랄까...

이완근(이하 이)= 빈티지 기기를 사용한 적이 없어 빈티지에 가깝다는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이엔드적 평가요소들보다 음악적 뉘앙스의 재현이 우선이라는 의미라면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현대 오디오기기들의 하이엔드적 경향은 그 자체로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요즘의 기기가 예전의 기기만 못하거나 나아진 것이 없는데 가격만 높아졌다는 주장에 대하여 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 소위 하이엔드적 요소에만 천착하는 것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이엔드적 평가요소들을 소위 “오디오적인” 요소로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역밸런스, 해상도, 리듬과 페이스, 음장의 형성, 기타 여러 가지 하이엔드적 평가요소들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을 때 오디오를 통한 음악의 재생 역시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아마도 ‘빈티지적’ 음향을 추구한다고는 보기 어렵겠지요. 다만 역시 중요한 것은 음악을 음악답게 울리는 것이므로, 하이엔드적 평가요소들은 음악의 재생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범위에서 추구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뮤= 처음부터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이엔드적 요소들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이= 그렇지요. 오디오를 통한 음악의 정확한 재생을 위하여는, 일단 음반이 나타내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드러난 상태에서 음악의 재생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위 음악성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지는 해상도의 감소라든지, 협소한 대역과 같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디오적 평가요소들이 극한에 다다랐을 때 주는 독자적인 쾌감이 강렬한 것이다 보니, 이것을 지나치게 추구하여 균형을 잃고 위화감이 있는 재생을 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하뮤= 오디오의 구성을 보면 대체로 최신형보다는 1-2세대 전의 레퍼런스 기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최신형의 오디오 기기들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이= 추구하는 음향을 예산 범위에서 추구하다 보니 이전의 레퍼런스 기기들을 사용하게 되었을 뿐, 최신형 기기들이 못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과거 기기들의 장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순히 수준만으로 본다면 과거의 기기들보다 최신기기들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다만 하이엔드적 요소들을 너무 극한까지 추구하다보니 운용이 예전보다 더 까다롭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주인이 조금만 잘못 운영해도 ‘오디오적인’ 소리가 되어버리거나 아예 밸런스가 틀어진 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이 들곤 하죠. 물론 저만의 편견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웃음)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지요.



하뮤= 오디오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요?

이= 대학생 시절이었던 96년경으로 기억되는데요. 당시 인켈 미니콤포넌트('핌코')를 사려고 마음먹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중학교 친구 집에 갔다가 방에서 사용하던 인켈 7030 인티앰프와 5010 시디피, KEF 코다 스피커등을 보게 되었지요. 제가 보기엔 지저분했습니다만(웃음) 친구 말로는 위와 같이 단품 오디오를 사서 조합하는 것이 미니콤포보다 음질적으로 월등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하이텔 하이파이 동호회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친구 집에서 들었던 소리는 미니콤포의 음향은 월등히 뛰어넘는 것이어서, 그걸 알고도 미니콤포를 구입하지 못하겠더군요. 하지만 미니콤포를 사려던 돈으로는 친구가 사용하던 시스템을 사기에는 턱없이 모자랐지요. 그때 그 친구가 권하길 황학동에 나가 인켈의 AK650과 프로-9 스피커를 사서 시작하면 된다고 하여 황학동으로 따라나섰습니다. 황학동의 기억도 나지 않는 한 가게에서 프로 9 스피커는 찾았으나, 직원의 현란한(?) 언변에 현혹되어 모델명도 기억나지 않는 해태전자의 시디 플레이어와 인켈의 컴포넌트에서 나온 저가형 앰프를 스피커와 함께 35만원 가량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디오를 하며 가장 심하게 당한 바가지 중 하나인데, 그러고 보면 친구도 사실은 오디오를 잘 몰랐고 그냥 장님이 장님을 데리고 황학동에 나섰던 셈이죠.(웃음) 하지만, 그 기기들을 들여놓고 처음 들었던 모차르트 레퀴엠의 감동은 아직도 잊기 어렵습니다.



하뮤= 그렇다면 본격적인 오디오파일로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데요?

이= 이후 하이텔 하이파이 동호회에 올라온 글들을 탐독하며 공부를 하고, 용기를 내어 용산의 수입 오디오 샵 몇 군데를 들어가 보기도 하면서 오디오에 대한 정보를 쌓아가게 됐죠. 물론 그당시 샵주인들에게 받은 푸대접은 상당했습니다.(웃음) 당시 하이텔 하이파이 동호회에서 가끔 실시하던 시청회가 본격적 오디오에 대한 열망을 적셔주는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서 열심히 다니기도 했구요.

대학원생이 되고 조교가 되어 여윳돈이 약간씩 생기면서 오디오 업그레이드를 결심하게 됐죠. 당시 동호회에서 인기있던 인켈 9030 인티앰프,필립스 951 시디피, 에포스 ES11스피커로 점차적으로 교체하였습니다. 나중에 인켈 인티앰프를 다시 덴센의 DM10 인티로, 시디피를 마란츠의 63se로 바꾸었는데, 이것이 본격적 오디오의 첫 출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때가 아마 1998년경으로 기억됩니다.



하뮤= 최근 골드문트 스피커를 바꾸면서 시스템이 크게 바뀐걸로 알고 있는데, 업그레이드의 기준 같은 것이 있습니까?

이= 전 기기교체가 그렇게 잦은 편이 아닙니다. 한 오디오기기를 들여 그 능력을 볼 때까지 저와 같은 아마츄어 애호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리고, 오디오를 바꿀때는 가급적 옆그레이드는 피하고 굳이 가격으로 표현하면 기존기기 가격의 1.5배~2배 이상의 업그레이드를 하는 편입니다. 다운그레이드 목적으로 기기를 빼는 경우를 제외하면요.



하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스템을 꼽는다면?

이= 기억에 남는 시스템이라기보다, 쓰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사용했던 기기로 어쿠스틱에너지 AE-1 스피커가 생각나네요. 운용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로는 웬만한 앰프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고, 세심하게 세팅을 해주면 아주 좋은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아주 좋은 소리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운용이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을 뛰어넘는 좋은 스피커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시스템에서 앰프를 네임의 네이트3으로 바꾸어 마련했던 에포스와 네임의 조합도 뛰어난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한창 클래식에 빠져있을때라 더했겠지만, 하이파이적 평가요소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음악에 빠져들게 만드는 강렬한 매력을 지닌 매칭이었습니다. 요즘엔 에포스와 네임은 정평있는 조합이 되었더군요.



하뮤= 다시 들이고 싶은 오디오기기가 있으신지요?

이= 다시 들이고 싶다기보다는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기기로 B&W 실버 시그너쳐가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잠재력이 매우 뛰어남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스피커였지만 강력함과 섬세함을 모두 갖춘 파워로 구동해야만 제대로 된 소리가 나는 까다로움이 있었지요. 당시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기 이전이라 하이엔드 기기들을 들일 재정적 능력도 없고, 저렴하지만 훌륭한 기기들을 이용해 볼 노하우도 갖추지 않아 몇 가지 앰프들을 들여 들어보다가 포기하고 방출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뮤= 최근 안드라2 스피커를 내놓으시고 골드문트 수퍼다이얼로그를 택한 이유는?

이= 처음에는 오디오적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순수하게 경제적 이유였습니다. 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금이 조금 필요해 다운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바꿈질이 아니다보니 마치 심청이 팔아 보내는 듯한 아쉬운 심정이 들더군요. 이 때문에 아는 분께 안드라2 스피커를 드리고, 다시 내놓으실 때 다시 받아오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를 해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업그레이드보다 다운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하기가 훨씬 어렵지 않습니까? 원래는 안드라2를 내보내고 나서 고성능 북셀프를 사려고 생각하고 몇 가지 정평있는 기기를 실제 룸에 들이기까지 했지만, 중형기를 듣다가 북셀프를 들으려니 좋고 나쁨을 떠나 넉넉한 느낌이 부족하여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그다지 높지 않은 가격의 중형기를 찾다 보니 한 세대 전의 기기를 살피게 되었고, 마침 오디오샵에 나와 있던 골드문트 스피커를 청취하여보고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골드문트 스피커를 구입하고서 후면의 극히 저급한 단자를 WBT 상급으로 교체하는 등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골드문트 스피커를 가지고 애를 쓰다 보니, 오히려 안드라2와의 조합보다 현재의 공간에서 더 우수한 밸런스를 나타내는 등 음악의 재생에 관한 총점에서 오히려 더 낫다고 판단이 되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사정이 풀리고 지인께서 안드라2를 다시 내어 놓으셨음에도 제가 약속을 어기고 골드문트 스피커를 계속 보유하고 있습니다.(웃음)





이완근님이 보유하고 있는 골드문트의 수퍼 다이얼로그



하뮤= 현 시스템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까?

이= 없다면 오디오쟁이가 아니겠지요.(웃음) 수퍼다이얼로그 스피커는 놀라운 대역밸런스와 중립적인 재생능력이 가장 큰 강점이지만, 아무래도 요즘의 기기들에 비하면 해상도나 중역 밀도감, 저역의 펀치력 등 하이파이적 평가요소들에서는 밀립니다. 다만 그 정도가 크지 않아 음악을 음악답게 재생하는데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고, 반대로 가지고 있는 장점은 그것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계속 사용하고는 있습니다만, 안드라2 같은 신형 스피커를 사용하던 입장에서 가끔 그 짜릿한 자극에 대한 아쉬움이 가끔은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 슈퍼다이얼로그 스피커의 밸런스와 중립성에 윌슨의 스피커 같은 오디오적 쾌감을 모두 갖춘 스피커는 없을까요? (웃음)



하뮤= 비교가 좀 그렇지만, 김태희 얼굴에 한예슬 몸매, 노영심씨의 성격을 갖춘 여성을 찾는 것 같습니다. (웃음)

이= 그런가요.(웃음) 그런데 요즘에는 기기 자체의 불만보다, 오디오리서치 앰프를 비롯한 기기들의 예열시간이 상당하다는 것이 현실적 어려움입니다. 베스트컨디션이 되려면 기기들을 켠 후 1시간 이상이 지나야 하는데, 1살 반 된 아이가 자는 타이밍, 다른 가족들이 TV를 보고 싶어하는 타이밍, 거실과 연결된 부엌에서 무엇인가 준비하는 타이밍을 1시간 이전에 예측하여 오디오를 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켜서 바로 듣다가 조금 지나면 꺼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오디오를 미리 켜두었다가 듣지도 못하고 끄는 수도 있습니다. (웃음) 이 때문에 포노앰프와 CDT는 항상 켜두고 DAC는 스탠바이상태로 두고 있습니다만, 앰프를 계속 켜둘 수는 없으니까요.





오디오리서치 레퍼런스2 mk2 프리, 내부 관 교체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하뮤= 그러고 보니 지금 나오는 소리는 처음 들었을 때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이것이 진공관 앰프의 숙명인 건가요. TR앰프도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나은 소리를 내주지만 진공관앰프와는 그 차이가 적은 편이지요. 지금 들려주시는 양희은의 노래가 아주 설득력있게 전달됩니다. 데이브 그루신의 거쉰 커넥션도 아주 훌륭합니다.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주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걸로 알고 있는 데, 재즈와 가요도 이 시스템에서 잘 나오고 있네요.

이= 네, 거의 클래식음악을 듣습니다. 클래식은 장르를 특별히 가리지 않습니다. 재즈나 다른 종류의 음악들은 가끔 듣는 정도입니다. 주로 지인들로부터 선물 받은 음반들이 많지요.



하뮤= 오디오를 취미로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이= 지난해에 아기가 태어나면서 거실에 설치된 오디오를 듣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족들이 연속극을 보고 싶어 하는 시간도 있고, 또 아무래도 아이가 잠든 시간대에는 오디오를 듣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로 어느 정도 맞추어 나가는 편이고 그것 때문에 마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디오도 어차피 개인적 취미 생활일 뿐인데, 가족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면서까지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또 아기가 영원히 아기로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뮤= 오디오파일들은 기기 교체시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의 견제(?)를 피하기 어려운데, 실례지만 그에 관한 문제는 없었나요?

이= 아내가 오랜 연애기간동안 제가 오디오를 취미로 하는 것을 보아 왔고, 그 와중에 하뮤에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서상원님, 조우형님이나 다른 만만치 않은 오디오파일들을 접하면서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특별히 기기교체에 대해서는 간섭을 않고 이해해주는 편입니다. 오히려 지난 번 집안 문제로 안드라2를 방출하는 것을 보고 아내가 감동하더군요. 당연한 일로 생각하거나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내심 놀랐습니다.(웃음)



하뮤= 케이블이나 전원장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지는 데요. 평소 이쪽에도 쭉 관심을 가져 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 중요하냐 하지 않느냐에 단답식으로 말씀드린다면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이나 전원장치에 어느 정도나 투자할 것인지는 전체적인 기기의 그레이드와 자신이 목표로 하는 소리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아까 말씀드린 네임에 에포스 조합이라면, 케이블이나 전원장치에 굳이 큰 예산을 들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하이엔드가 지향하는 최상의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케이블과 전원에 대한 궁극적인 투자와, 그에 대한 세심한 운용이 필수적이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각 회사의 라인업 중 중급 케이블을 구입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케이블에 예산을 들이는 것은 같은데, 케이블 회사들이 똑똑한 것인지 결국에는 그로 인한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뮤= 케이블에 실텍 케이블이 주류를 이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카르마 케이블도 실텍 OEM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실텍 케이블이 거의 다수이지요. 여기까지 오기까지 숱한 케이블들을 교체하여 왔구요. 하다 보니 실텍이 추구하는 음향특성이 제가 추구하는 바와 맞는지 실텍 케이블들이 들어오면 다른 케이블들이 들어와서 비교를 해 보아도 밀려나지를 않다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자 이렇게 되었습니다. 실텍 케이블이 만능 케이블이라거나 최상의 케이블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특히 오디오리서치와는 분명한 시너지가 있는 좋은 조합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파워케이블의 경우 실텍의 것을 들여 들어본 결과 제 시스템에서 맞지는 않는다고 여겨져서 도입하지 않았고, 다른 케이블들을 혼용하여 쓰고 있습니다. 실텍 케이블에 대한 불만이라면 상급 케이블이 되어야 완전한 밸런스가 나온다는 점과, 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기기들 가격은 다 아내에게 공개합니다만, 케이블 가격은 감히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하뮤=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주인의 지식과 열정,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오디오라도 사서 연결하면 바로 좋은 건 없다고 봅니다. 제가 들여 보지 않았으니 함부로 말하긴 그렇지만, 풀 골드문트 시스템이라도 사서 곧바로 연결한 즉시 좋은 소리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시간을 들여 오디오가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벽체 아웃렛 교체를 하면서 인입선의 노후 부위를 잘라내고, 누전차단기를 교체하면서 놀라운 음질의 향상을 보았는데, 주인의 정성이 아니면 누가 그런 일을 할까요.





최근 기존의 노후 단자를 후루텍 단자가 사용된 벽체용 콘센트로
직접 교체 작업을 단행하셨다고 한다. 감탄해 마지않을 열정이다.



객관적인 요소들로만 한정하여 말하면 공간의 확보와 오디오와의 조화가 가장 우선이지 않을까요. 자취 시절 아파트 방 하나를 온전히 써서 마음껏 오디오를 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장롱, 침대, 화장대 등 각종 가구들이 가득 찬 안방에서 오디오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오디오를 되는대로 벽에 붙여 설치했는데, 같은 기기들인데도 어찌나 황당한 소리로 변하던지... 그 이후 한동안 음악을 듣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컴포넌트 중에서는 당연히 스피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커가 기본적으로 어떠한 음 조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그것이 공간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에 따라 소리의 기본 방향이 정해진다고 봅니다. 나머지 컴포넌트를 통해 그 장점은 극대화하는(단점을 가린다기 보다는) 것이 오디오 매칭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뮤= 앞으로 기기교체 계획이 있다면?

이= 단기적으로는 포노 케이블의 업그레이드를 생각중입니다. 사실 아내가 아이의 안전을 위해 크기가 작고 열이 적게 나는 앰프로 바꾸기를 원하고 있지만, 오디오리서치 VTM200의 경우 실제로 생각보다 열이 적은 편입니다. 또 오디오리서치보다 더 아이가 다치지 않을 만한 디자인의 앰프가 많지도 않지요. 제프롤랜드나 골드문트 정도가 가능할까요? 그래서 알아보고는 있지만 과연 바꾸게 될지,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장기적으로 여건이 된다면 언젠가 윌슨의 스피커, 혹은 아방가르드의 혼형 스피커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하뮤= 그 도전을 곁에서 지켜보겠습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들려주신 음반



Concerto Veneziano: Giuliano Carmignola / Venice Baroque Orchestra, Andrea Marcon
Vivaldi, The Four Seasons: Gil Shaham / Orpeus Chamber Orchestra
J. Strauss, Die Fiedermaus (Highlights) : Popp 외 / Münchener Rundfunkorchester, Plácido Domingo
The Gershin connection : Dave Grusin
Saxophone Colossus : Sonny Rollins


글, 편집 : 하이파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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