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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뮤칼럼

국산 오디오 이야기

2009.06.03 09:55

하이파이뮤직 조회 수:16968 추천:425






자작과정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국산오디오가 처한 현실에 대해 나름대로 느낀 점 몇가지를 두서없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그간 몇몇 제작자 분들을 여러차례 직접 만나보기도 하였고, 제작과정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 덕분에 깊이는 없지만 나름대로 국산 오디오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었지요. 결론적으로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제작자 자신의 문제,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 그리고 우리 오디오 소비자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 만은 분명한 것 같고요. 잡지의 지면이 아닌 온라인이기 때문에 비교적 더 솔직하게 제 개인적인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국내 오디오 제작자

먼저 오디오 제작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우선 국내 업자들은 무척이나 영세합니다. 오디오 제작이 하나의 생업이죠. 어지간히 든든한 후원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복잡한 실험과 테스트를 해 볼 여력이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예컨대 트랜스를 제작한다고 치면 코어를 비롯해 트랜스 코일 또는 포일의 재료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면서 결과를 얻어야 할테지만 소량의 원하는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만 아니라 실패하면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재료 실험에 마냥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스피커라고 하면 실험용으로 제작하는 인클로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야말로 수거비용 줘서 내다 버려야 하는 골치아픈 문젯거리가 되고 말죠. 설령 신기술을 동원한 트랜스 제작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일정 수량 이상이 제작원가를 뽑을만큼 팔린다는 전제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매몰비용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일례로 은도금 포일 트랜스를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동 포일에 균일하게 은도금을 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도금장비, 커팅장비 등 투자가 필요합니다. 영세업체의 어느 제작자가 과감한 실험개발 투자가 가능할까요?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을 소비자가 얼마만큼 감당해 줄까요? 일전 어느 사이트에서 스피커를 공제하자고 했더니 한 방문객이 유닛원가+인클로져 원가+마진이란 산식을 자기가 정하고는 이정도 가격을 매겨야 적당하다고 올려논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국산 오디오를 대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과감한 투자와 실험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국내 시장환경을 생각해 보죠. 먼저 생산부품에 대한 것입니다. 오디오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당연히 각종 부품이나 재료를 입수하기도 수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량 수입시 단가도 무척이나 비싸게 됩니다. 거기에 부품수입상의 마진과 비싼 세금도 얹혀지게 됩니다. 부품의 경우야 비싸더라도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상황에선 입수하기 수월해졌겠지만, 트랜스의 코어를 비롯해 나사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소재를 입수하는 일은 그보다 몇배 더 힘듭니다. 쉽게 말해서 실험과 테스트를 해 볼 여력도 부족한 것이죠. 거의 매년 일본 동경의 아키하바라 라디오 센터 등을 뒤지며 느끼는 점은 그곳에 널려있는 부품 및 재료의 종류와 가격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은 누구나 조금만 세심하게 생각해보면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하다못해 알루미늄 케이스 하나에 조각비용까지 청계천을 누비는 것 보다 아키하바라를 누비는 편이 더 비용도 적게 들고 모양도 예쁘고 종류도 다양하고, 업자가 친절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제가 만나보았던 제작자 분들 대부분이 자신의 기술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또한 자존심도 강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나쁘게 해석하자면 자신만 옳다는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단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모든 기기에 있어서 배선재와 단자, 그리고 부품의 퀄리티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부분 내가 바꿔보니 좋더라...한번 실험해 보자...고 하면 그거 바꾼다고 절대 좋아질 수 없다...그게 소리랑 무슨 상관이냐...내껀 그런거에 영향 안받는다...뭐 대충 그런 반응들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토타입 기기의 제작을 제가 대신 할 수가 없으니 설명도 안되고...그러가가 우연찮게 본인이 한번 실험해 보다가 나중에...진짜로 소리가 좋게 바뀌었다는 등...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는 정말 복장이 터지고 말죠. 거기에는 아래 면빨 이호영님이 쓴 대로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과신도 한몫 거든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 하면 실례가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몇몇 제작자분들의 경우에는 '이양반 귀가 제대로 된건가?' 하는 의문을 가질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여러해의 경험에 비추어 스피커 제작에 있어서는 그런 경향이 자주 보였습니다.


제작자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리는 물론이고 기술력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는 경우 Cost-Performance에 크게 집착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외국 평론에서 극찬한 오천만원쯤 하는 스피커를 두고 유닛가격 계산하고 마진 계산 하면서 다 바가지다! 라고 단정지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현상은 일단 국산품은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 보는 오디오 소비자들의 태도도 크게 일조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국산은 고급품은 못만드니까 C/P를 최대한 높여 같은 가격대에서 외제를 누른다는 점에 집착하고 그래서 최고의 완성도를 갖는 제품을 만들려고 시도하기 보다는 대충 가격대비 성능이 높다는 점을 Sales Point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거기에 더해 값비싼 하이엔드 제품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부품을 썼다고 강조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죠. 그러다 보니 극한의 하이엔드 제품은 등장하지 않고 그래서 고급 오디오 시장의 소비자들과는 점점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높은 C/P라는 개념은 일부 팬들을 형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절대적인 오디오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않고, 그 제작자 자신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오디오 소비자

다음은 우리 오디오 소비자들의 문제를 얘기해보겠습니다.

21세기에 들어와 제가 국내 오디오의 세계를 쳐다보면서 느낀 점은 소비자들이 똑똑해 지면서 냉철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오디오 시장을 파멸의 길로 몰고가는 부분도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나치게 영악한 소비자 덕분에 국산 오디오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따금 장터를 뒤져보면 "실기스 하나 없습니다", "명기 XXX를 판매합니다" 등의 판매글들이 사람 속을 뒤집습니다. 오디오를 하면서 바꿈질은 어느정도 당연한 것이고, 또한 바꿈질 없는 오디오의 세계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만, 단지 손해 안보는, 더 나아가서는 틈새를 노려 이익을 얻으려는 거의 반 업자에 가까운 오디오 소비자들의 행태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해 동안 지면이나 온라인을 통해 이것저것 누릴만큼 누려본 저 역시도 오디오를 하면서 "감가상각" 또는 "수업료"라는 것은 어느정도 불가피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여러해를 쓰다 보면 기기에 상처도 나고 해먹기도 하고...그러면서 일단은 그 기기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 보고 그리고 지루해질 때면 바꿈질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바꿈질을 전제로 제일 손해 안보는 방법을 찾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실기스 하나 없습니다"라는 표현은 당연히 나오겠지요. 제대로 운용도 안해보고 내다 파는 행태나, 당연히 매각가를 우선시하기 위하여 물건을 선택한다면 국산품은 한수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발매후 3년 정도 지나서 중고 시세가 신품 구매가의 50%를 넘는 국산 제품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중고제품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오디오 평론했던 사람 물건은 조심해서 사라는 우스개 소리를 합니다. 왜냐하면 장단점이 극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온갖 실험을 다 해보고 험하게 굴렸을테니 기기 외부에 상처는 많이 났을 터이고 그러니 다시 내다팔 때 손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큰 단점입니다. 하지만 이리저리 굴리고 단련시킨 덕분에 에이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이루어져 있고, 기기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지름길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과연 어느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는 소비자 각자의 판단에 되겠지만요.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국산 기기를 주문 제작 하거나 수없이 많은 개조과정을 거친 기기들은 주인이 좋아하는 소리를 내어주지만 오리지널리티 운운하는 장터의 법칙에 있어서는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극단적인 국산제품의 핸디캡이죠. 물론 그 브랜드의 매니어들에게 있어서는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이것을 구매할때는 되팔때의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서 손해 덜(안)보는 바꿈질을 전제로하는 중고제품 구매를 중시하는 분위기에서는 High C/P 라는 용어도 별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소위 말하는 음의 기준, 그리고 제작자에 대한 신뢰감의 문제입니다.  오래전 한 사이트에서 마크레빈슨이 주재한 레드로즈뮤직 스피커를 공구하겠다고 나선적이 있습니다. 같은 중국공장에서 만든 자사 브랜드 제품과의 가격차는 약 4~5배에 달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 공구는 사실상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일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공구/공제라는 것이 국산오디오를 평가절하시키는 요인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오디오 업체들이 영세하다 보니 성공하면 한번에 목돈을 만질 수 있 는 공구나 공제를 선호하게 됩니다. 마진을 조금 줄여 싼 가격에 일정 수량 제작예약을 받고 필요한 만큼 부품을 구매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오디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거품이 상당부분 제거가 되고 저렴한 비용에 C/P를 끌어올릴 수 있으니 처음에는 "혹" 하는 마음에 이끌리게 됩니다.


그런데 쉽게 말해서 공구/공제란 한 몫에 일정량을 생산하고 털어버리면 그것으로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다른 방향의 새로운 공구/공제를 실시하면 전의 가격은 어땠는데...하면서 이런저런 군말이 이곳 저곳에서 많이 튀어나오게 되고, 그러면 제작자는 또다시 새로운 방향의 공구/공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가격질서도 엉망이 되고요. 그리고 그런 공구/공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또는 개량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항상 그 수준에서 머물게 되죠. 일단 한정수량 생산이 끝났으면 그것에 대한 미세한 조정, 개량과 개선을 할 필요성은 더 이상 없어지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구/공제에 매달리는 제작자에게 하이엔드 제품의 출시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국내의 유명한 공구/공제 사이트 하나가 폐쇄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간 거의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공구와 공제를 실시하여 오디오 인구 저변의 확대에 기여했던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답답함이 앞서기도 합니다. 100만원에 못미치는 첼X형 프리앰프를 비롯해 출처가 불분명한 파워케이블, 공개된 회로라지만 이리저리 흔들렸던 211 파워앰프 복각 등등등...만일 그 가격에 진짜에 거의 근접한 소리가 나와준다면 그거야말로 횡재이자 꿈의 오디오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용론이라고 포장된 이른바 수치에만 집착하는 온라인상의 오디오 논쟁 역시 국산 오디오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스피커만 빼고 모든 오디오가 똑같다면, 케이블의 차이가 단지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면, 블라인든지 뭔지 하는 테스트만이 소리차이를 밝혀주는 과학적인 방법이라면 하이엔드 오디오는 단지 장식품일까요? 제대로 소리를 음미해 보고 그런 주장을 강력하게 하는 것이라면 저도 수긍할텐데 말이죠.


우스운 이야기일런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오디오 제작자들에는 문과생 출신이 많습니다. 이론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이 안되는 오디오 세계의 한 부분까지를 굳이 이론을 들이대(물론 이론이 밑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기기라는 전제를 깔고) 격렬한 소모적 논쟁을 펼치고, 그것이 여론의 주류가 되면…그 세계에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힘들게 되죠. 덕분에 우리나라는 온라인 오디오 애호가들과 오프라인 오디오 애호가들이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더 덧붙여볼까요? 글빨과 귀는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가져봅니다. 잡지사 등에서 새로운 평론가를 발굴할 때, 항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황금귀가 다 황금 글빨이 아니라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물론 제 자신 역시 황금귀라고 자부하지는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론을 하는 사람, 아니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사람 대부분은 객관적인 입장 보다는 자신의 주관과 음의 기준을 우선시합니다. 날카로운 비판 만이 모든 것에 대한 대안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 자신이 익숙한 것은 어떤 부분이다…등등을 전제로 하고 나서 나름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무조건 그건 좋다라는 뽐뿌성 평가가 그간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지만, 무조건 싫은 소리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비판 역시 국산 오디오의 발전을 저해하는 하나의 요인입니다. 좋은 점, 부족한 점을 나름 생각해 보고 최종적인 판단은 소리를 들을 사람이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당연히 꺼려할 테고, 광고 등이 관련된 잡지사에서도 극단적인 비판은 좀 꺼려할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좀 이해하면서 따지자는 겁니다. 무조건 좋다고 뽐뿌만 해대는 무책임한 평가가 큰 문제라면, 자신의 취향과는 안 맞는 부분을 형편없다고 글로 나타내는 것 역시 큰 문제입니다. C/P에 집착하면서 제작자가 자신의 생계 유지를 위하여 물건을 만들려면 어딘가 어느 부분에선가 이를 만회해야 합니다. 공방을 잡고 있으면 공방 유지를 위한 집세가 들어갈 것이고, 공제를 위하여 자신이 먼저 프로토 타입의 기기를 만들어 소리를 내어봐야 할 것이고, 일정 양이 되어야 샤시를 비롯해 부품 수급 원가가 낮아질 것입니다. 더 극단적으로 가려면 스스로 소리에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부실공사(?)가 적당히 이뤄지게 됩니다.


얼마 전 골드문트 CDP에 대한 비판이 이곳 저곳에 많이 올라왔던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일정부분 동감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 동호인 모임에 우연히 참석했던 한 젊은 제작자분께 파이오니어 CDP를 가지고 몇십만원 정도 들여 섀시 새로 만들고 나사 새로 깎고 이것저것 바꿔서 골드문트에 필적할 CDP를 만들어 나눠가지면 어떻겠냐는 농담을 건넨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기초가 된 몇십분의 일 가격에 불과한 파이오니어의 CDP와 골드문트의 CDP에서 내어주는 소리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골드문트 본사에서는 섀시를 비롯해 나사 하나까지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튜닝을 한 기기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다른 기기라는 견해를 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꼬투리를 잡혀 나사가 무슨 영향을 미치냐는 의문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앰프 자작을 하면서(거의 키트수준이긴 합니다만) 여러가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작 진행자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흔히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라운드선에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선재를 써보라는 권유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실천을 했죠. 예전에 문도르프 등 고급 배선재를 구해서 세가닥을 땋아 인터커넥터 케이블을 만들 때 +에 두가닥을 할 것인가, -에 두가닥을 할 것인가 하고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실험결과 +에 한가닥, -에 두가닥을 사용해야 험도 발생치 않고 소리도 확대된다는 점을 발견했던 차라 앰프 제작시에도 당연히 귀한 은선을 중앙 그라운드선으로 과감하게 뽑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을 때, 문득 몇해 전 MSD의 유국일사장님께서 가져가 써보라고 한움큼 건네주신 소위 스위스제 육각홈 나사 생각이 났습니다. 섀시에 수십개를 박아야 하는데 딸려온 것은 몇번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면 금새 나사홈이 망가지고 말아 불만족스러웠던 참에 잊고 있던 나사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이것들을 사용해 섀시를 조립했습니다. 그리고는 결과에 잠깐 갸우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보다 미세하게 소리가 단단해지는 것 같았죠.


물론 이것이 나사의 효과라고는 단정을 못합니다. 부품에 에이징이 되기 시작하였고, 어딘가 손을 댈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하이엔드의 세계는 나사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한 세계인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가지고 스스로 실험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사가 소리에 뭔 영향을 주냐고 무슨 사기꾼 잡는 식의 비난을 퍼부으면 아예 할 말을 잃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카트리지 장착용 나사도 온갖 호화 재질로 만들어 비싸게 팔고 있는 현실인데…C/P중심의 제작이라면 이런 부분이 무시된다는 것은 당연하겠죠. 값 비싼 필름 콘덴서 대신 세라믹, 마이카 콘덴서가 사용되고, 자체적으로 만든 필름 콘덴서를 사용해 이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비싼 부품을 쓴다고 좋다는 것이 아니라 뭔가 빠질 구멍은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웃 일본의 에소테릭에서 내놓은 KT-88 PP 인티앰프…이거 국산 제품을 기본으로 일본사람들이 좀 모디파이한 모델이란 것을 아시나요? 얼마 전까지 용산의 한두 샵에 진열되어 데모가 이루어졌었지만 그리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외모가 역삼각형에 가까운 것을 가지고 “아톰 빤쓰”같이 생겼다고 우스개소리를 나눈 적도 있습니다. 가격에 비해 단자나 마무리가 그리 깔끔하지는 않았었습니다만, 에소테릭은 이것을 기본으로 섀시를 새로 다듬고, 자신들이 딜러를 하는 WBT의 단자를 부착해서 150만엔이란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요새 환율로 하면 당시 국내에 나왔던 제품 가격의 세배도 넘는 것 같습니다. 스테레오 사운드에 광고 도배도 하고 있고요.


어제는 웹 서핑중 한 국내 오디오 제조업체 사이트를 들렸더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써 있더군요. 이렇게 좋은 기기를 왜 용산에서는 취급하지 않냐는 고객의 질문에 암만 부탁해도 취급해 주질 않는데 어떡하냐는 대답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렇죠. 샵은 장사를 하기위해 존재하는 곳이고, 잘 팔릴 물건을 취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더군다나 오디오의 경우라면 팔고나서 몇 년 뒤 소비자가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기기를 내놓게 되면 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이 팔았던 기기를 인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수해 온 중고 기기는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소위 말하는 “진상” 이란 물건이 되어 버리면 그 업자는 손해를 볼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만약 그 국산 기기가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니면서 없어서 못 팔 물건이라면 사정은 거꾸로 됩니다. 서로 물건 달라, 대리점 하겠다고 난리를 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국산제품 중에서 그런 위치에 달한 제품은 몇가지나 될까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국내에도 두어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작자 측에서 딜러를 고르고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그런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가? 바로 잘 팔리는 제품이고 꾸준히 개발, 개선되는 제품이고, 해외에서 이미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단적으로 이름을 밝히자면 에이프릴의 오라 노트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잘 팔리는 제품이지만 최근 수출물량 대느라 헐떡거리는 것 같고, 실바톤 어쿠스틱의 JI-300 시리즈는 아예 처음부터 해외시장 중심으로 공략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딜러들의 문의와 요청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올닉의 제품 역시 여러 가게에서 눈에 띕니다.


내친 김에 껍데기 이야기 좀 해볼까 합니다. 번지르르하게 제작되는 스피커 인클로져나 앰프 섀시 등…요즘은 우리나라도, 선진국들도 중국을 애용합니다. 스피커 제작자의 말로는 국내에 비해 1/3 정도 비용이면 똑 같은 품질의 인클로져를 중국에서 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뵈젠도르퍼 스피커 수준의 피아노 마감 칠 가격만 해도 국내에서는 대당 백만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합니다. 앰프 섀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섀시 열대 정도가 필요한데 이를 제대로 만들려면 열대 만드는 비용이나 백대 만드는 비용이다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디자인도 문제죠. 스테레오사운드 봄호를 보니 미우라가 설명을 붙인 CES 리포트 사진 중에 MSD의 제품이 크게 올라 있더군요. MSD의 섀시 디자인은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엄청 많은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오래 전 한 후배가 사용하던 국산 레퍼런스급 프리앰프 생각이 납니다. 주위에서 하도 이발소 도구통 처럼 생겼다고 놀려대는 바람에 이 친구는 결국 그 프리앰프를 내놓고 말았는데…그 소리를 생각해 보면 아깝다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디자인과 만듦새는 제품의 소유욕을 향상시키고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마련해 줍니다. 그런데 그런 세련된 디자인과 만듦새 역시 원가 상승의 주범이 되고 맙니다. C/P를 높이는데 바로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마는 것이죠. 영세한 제작자, 머리 좋은 소비자, 극한의 제품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우리 오디오시장….이런 것들이 함께 모여져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국내의 튜닝에 대한 인식

이번에는 제일 중요한 튜닝의 문제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튜닝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논조의 글을 온라인상에서 본 적이 제법 여러 번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러한 논조의 글에서는 오디오라는 존재에 대한 몰이해와 시비거리를 만들고자하는 의도만이 느껴집니다. 오디오가 단순 가전제품이라 할지라도 기계의 완성도는 바로 튜닝에서 결정됩니다.


일본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던 시절이니 벌써 6~7년이 넘었네요. 당시 대형 LCD TV가 처음 등장해서 빅크카메라나 요도바시카메라 같은 곳 이곳 저곳에 대문짝만하게 널리기 시작했을 때로 기억합니다. 처음 등장한 것이 파나소닉, 소니, 샤프, 그리고 삼성의 제품이었던 걸루 기억합니다. 소니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안나고…샤프는 자체생산 LCD 판넬을 썼고, 파나소닉은 삼성의 판넬을 쓴다고 광고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엔 우리 삼성의 자사 브랜드 제품이 당당하게 걸려있었습니다. 그런데…똑 같은 HD 방송을 틀어주고 있는데, 당시 파나소닉의 화질이 삼성에 비해 눈의 피로가 덜하고 빠른 움직임에서 잔상의 발생이 훨씬 덜하게 느껴졌었습니다. 결국 그간 저축해 두었던 돈 36만엔이란 거금을 주고 파나소닉의 32인치 LCD TV를 사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같아선 상상하기 힘든 비싼 가격이었죠. 그때 느낀 것이 바로 화질 튜닝 기술력의 차이라는 점이었습니다. LCD TV의 초기만 하더라도 우리의 화질 만드는 기술력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물론 작년, 재작년 일본가서 보았던 대형TV의 비교에서는 그 격차는 아예 사라지고, 오히려 우리 삼성이나 LG의 제품이 더 낫게 느껴지기까지 하였지만요..


앞서 골드문트 CDP 이야기를 꺼냈지만, 별볼일 없는 보급형 기기를 가지고 튜닝을 통해 전혀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오디오 제작자의 가장 중요한 기업비밀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크레빈슨이란 인물이 회로 설계자나 땜쟁이가 아니라 전직 뮤지션 출신이란 점은 소리의 완성이 튜닝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증명하는 단적인 사례일 것입니다.그간 국산 오디오의 문젯점을 이야기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부분이 바로 이 튜닝에 대한 것이죠. 제작자가 회로설계, 디자인, 제작, 튜닝까지 혼자서 다 떠맡으려고 하는 것이 바로 한차원 더 높이 오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입니다. 제작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다 동원해 최고의 회로 설계를 할 수가 있다면, 그 부분은 최고의 장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미적 감각이 좀 부족한 설계자라면 최소한 눈썰미 좋은 옆집 사장님께 섀시 디자인을 의뢰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기본적인 프로토 타입의 원형을 완성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적어도 실제 음을 잘 아는, 황금귀의 튜닝 전문가와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회로 설계라도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제작자라면 그 결과는 눈에 보듯 뻔합니다. 한술 더 떠서 온갖 계측기를 동원해 과학적으로 최고의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뽑아냈다고 자랑하더라도 거기서 나오는 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겠지요. 거기다가 알려진 온갖 비싼 최고급 부품들로 도배를 해도 나와주는 소리가 당췌 정리가 안된 소리라면 그 결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상당수 제작자들이 음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소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특히 C/P를 강조하면서 이것보다 세배 아니 열배 비싼 외국산 기기보다도 소리가 좋다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몇몇 추종자들을 제외한 밝은 귀의 똑똑한 오디오 소비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한 젊은 현대음악 작곡가와 함께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텔락의 80년대 초반 LP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악장이 끝나자 그 작곡가는 저에게 “이거 녹음이 두번 끊긴거군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때 저는 스스로가 막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주의깊게 음악을 들었다고는 했지만, 편집과정에서 녹음테이프를 이어 붙인 – 그것도 디지털 녹음인데 – 것을 가려낸다는 것은…물론 연주의 부자연스러움을 가려낸 것이겠지만…저의 능력 밖의 이야기라는 점을 확연하게 느꼈습니다. 제가 만일 오디오기기 제작자라면 저는 그 양반을 온갖 감언이설로 삶아서 튜닝의 상당부분을 의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한번은 어느 스피커 제작자를 살살 꼬셔서 풀 웨스턴 시스템의 감흥을 느끼고 왔었습니다. 저는 그 소리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 제작자에게 크게 참고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골동품이 다 그렇죠…그거 사두면 값 오르는 거 아닙니까?....이쯤 되면 더 이상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제작자분과는 그 이후 만남을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외제 선호현상이 극심한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국산 오디오가 당당하게 대접을 받으려면, 그 소리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튜닝에 의해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스피커라면 네트웍의 코일을 조금 손본다던지…배선재 튜닝을 한다던지, 흡음재를 바꾸어 본다던지…소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 그리고 그것이 오디오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 오디오가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사족 같지만 국내 업체들이 해외 오디오쇼에 자신의 물건을 들고나가면서 실수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스를 찾아오는 손님들…그중에서도 업자들의 반응이죠. 서양사람들의 말하는 방식은 직접 접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저 인사치레로…네 기기의 소리가 무쟈게 좋다…정말 훌륭한 기기다…너 참 오디오잘 만들었다…그런 이야기 듣고서 자신의 제품이 진짜로 좋게 평가받았다고 생각하면 그거야 말로 대책 없는 “자뻑”에 불과한 것입니다…이거 얼마짜리냐…내가 어느 지역 무슨 무슨 오디오 딜러인데 이거 취급 상담할려면 너한테 연락하면 되냐?...얼마에 줄껀데?...지금 계약하자…이쯤 되면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당연히 명함을 몇장이나 뿌렸는지, 귀국하니 외부에서 이메일이 몇 통이나 왔는지, 그 내용은 무엇인지…이걸 종합해봐야 진짜 성공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그저 좋은 반응을 얻고 온 것이라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한번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마치며

마무리를 위해 지금의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죠. 오디오산업이 대량생산으로는 대응해 갈 수 없는 하나의 명품산업처럼 흘러가고 있는 것은 현실입니다. 예전 학생시절에 충무로의 레코드 가게에 가서 꼬박 모은 용돈으로 라이선스판, 아니 청계천에서 뺵판을 사들고 기뻐했던 시절의 느낌을 저의 자식에게서는 보기가 힘듭니다. 오로지 컴퓨터에서 다운받은 MP3 음악에 이어폰을 꽂고 흥얼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취미생활이 얼마나 갈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간 모아온 소중한 LP와 CD, LD, DVD들을 보면서 최소한 오디오에서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무리 전세계적인 불경기라지만 전세계 오디오 매니아들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여년 전부터 계속 되어온 이야기…이제는 국산 제품에 눈 돌릴 때다…라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전세계 신생 오디오 업체의 사장들이 자주 떠벌이는 말…기존의 오디오로는 자신을 만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내가 만들 것을 결심하였다는…말이 조금은 실감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국산 제품이 국내에서 홀대를 받는 동안 해외에서는 거꾸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모습도 이따금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거명을 해보죠. 오래전에 나온 광우전자의 저렴한 포노앰프는 일본 등에서 상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올닉의 제품이 당당하게 유럽의 하이엔드 제품들을 누르고 호사스런 위치에 서 있는 것은 사진으로도 입증됩니다. 에이프릴뮤직의 오라 노트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JI-300같은 앰프는 수입상들의 문의가 빗발침에도 안전규격 확보가 늦어지고 생산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해 이에 제대로 대응이 안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MSD는 외국에서 훨씬 주목을 받는 메이커이죠. 삼성이나 태광, 인켈과 같은 과거 대기업들이 오디오 산업에서 철수하고 작은 수준의 기업들만이 남아 하이엔드를 오디오를 지향하고 있는 현실에서 최소한 국내 오디오 유저들에게 호소력을 던지려면 그에 걸맞는 물건이 나와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소리와 디자인, 내구성 등이 모두가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C/P에 집착하면서 뻔한 물건을 일부 지지자들을 통해 조금씩 뽐뿌하려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오디오 소비자들도 그간 자신의 행태가 얼마나 국내 오디오 업계에 해악을 미쳐왔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정당당하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만든 우리의 제품이 우리를 통해서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오디오 제작자분들께 바라고 싶은 것은 자신있는 제품에 에너지를 집중하여 더욱 완성도 높은 물건을 만들어 달라는 점입니다. 나는 기막히게 좋은 물건을 만들었는데 왜 사람들은 그걸 알아주지 않을까…하는 원망을 하기 전에 자신의 제품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고, 주위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색깔에 맞춰 일관되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열거했던 제품들은 한결같이 제품의 라인을 오랫동안 유지해 오면서 개량에 개선을 거듭해온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올닉의 제품이 그렇고, JI-300이 그렇고, 광우전자가 그렇고, 에이프릴이 그렇게 될려고 변신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밖에도 카시오페아 음향, UL사운드, 이연구소, 오로라사운드, 안티폰 등등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생 업체들도 계속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도태되는 곳은 점점 더 늘어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브랜드가 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 오디오 소비자들도 이제는 좀 더 진지하게 오디오에, 소리에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국산과 외산의 구분을 먼저 하기 보다는 진정한 소리에 애착을 더 보이는 행태가 요구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법 횡설수설이 길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 오디오라는 취미의 세계가 가진 좀 더 다양한 면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송영진
편집 : 하이파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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