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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뮤칼럼

진동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가혹한 길 (Long and winding road)

카트리지는 그루브에 직접 접촉하여 긁으면서 나오는 소리를 받아들이는 마이크이며 그 접촉으로 만들어진 진동을 전기 신호로 산출해내는 발전기이다. 고정되어 붙어있는 일반적인 접촉 마이크에 비해 카트리지는 무척이나 굴곡이 심한 600m에 이르는 플라스틱 LP 그루브를 순전히 마찰로 지나는 일은 그 작은 카트리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아주 적은 팁의 접촉면에 2g정도의 무게가 걸리고, 무게에 따른 마찰로 카트리지의 다이아몬드 팁의 온도가 140도에 이르기 때문에 LP표면이 살짝 녹았다 다시 굳는다. 그루브 굴곡 역시 그리 작지 않아 최대 15dB에 80미크로이며 극단적인 경우 18dB에 100미크론에 이른다. 일반적 최대 그루브의 크기는 50미크론 0.005밀리미터이다. 그리고 그루브는 매끈한 도로가 아니라 지그재그로 파인 밭고랑이며 밭고랑의 모습에 따라 카트리지의 속도에 변화가 생긴다. 이런 진동이 있기에 회전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상당히 높은 전력을 발전해낸다.
카트리지 한마디로 말해 비포장 맨땅에 헤딩해서 600m를 끌려가면서 온몸으로 절규하는 불쌍하기 그지없는 놈이다.



지금까지는 장난이었다.

카트리지가 직접 맞닥트리는 진동과 그 변화에 비하면 톤암이나 턴테이블의 진동은 진정 장난이고 이런 이유로 턴테이블이나 톤암의 선택보다 카트리지선택에 더 많은 자금을 투여해야한다는 말이다. 표1은 LP12라는 턴테이블의 실측한 진동관련 도표로 표2에 나온 핑크 트라이엥글 에니버서리에 비해 진동관련 대책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고(이 표는 카트리지가 올려져 있는 턴테이블과 암에 특정의 충격을 주어 카트리지로 들어온 소리를 실측한 자료이다. HiFi Choice Feb. 91, 103쪽) 다음 표3은 우리가 잘 아는 오토폰 MC5000의 실측 자료이다. 이 모든 진동의 실측 자료는 모두 카트리지라는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를 기본으로 한다.
톤암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하였듯, 톤암-카트리지의 상성의 중요한 측면은 톤암의 유효질량(Effective Mass)와 카트리지의 무게가 만들어 내는 공진주파수이며, 이 점 최윤욱님의 상세히 설명과 도표를 참조하면 스펙에 따른 공진의 정확한 의미와 그 효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진표와 더불어 턴테이블과 톤암의 진동에 관한 자료를 통해 턴테이블-톤암의 상성을 알 수 있다. 즉, 턴테이블 공진의 최고점과 톤암공진의 최고점이 같은 주파수일 경우 착색이 심하게 일어나는 좋지 않은 조합이 된다는 점이다. 또 이 모든 공진은 근본적으로 카트리지가 만들어내기에 비슷한 공진 점을 갖는 턴테이블-톤암-카트리지의 조합은 가장 좋지 못하다는 상성의 또 하나의 요소를 알 수 있다.



직경 2미크론의 승부

카트리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당연히 바늘(캔틸레버) 끝에 달린 다이아몬드 팁이다(카트리지 설계도 그림1). 카트리지 바늘은 처음으로 레코드를 깍은 커팅헤드의 행동 및 모습을 닮으려고 한다. 리니어트랙킹을 하여 레코드를 제작한 커팅헤드의 행동으로 인하여 톤암의 오프셋각도가 생기고 커팅헤드가 레코드를 깍은 각도(약 19-25도)로 인하여 VTA SRA라는 값이 생겨났으며 커팅헤드의 다이아몬드 팁의 크기에 따라 적당한 카트리지의 직경이 정해졌다. 이 모든 것은 LP와 가장 가까운 다이아몬드 팁에서부터 시작한다.

카트리지 가장 중요 사항은 다이아몬드 팁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 지적할 사항으로 다이아몬드 팁의 무게로 카트리지의 고음 재생능력이 제한되고 팁의 직경으로 카트리지의 무게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직접적으로 LP와 접촉하는 팁은 접촉면의 주파수에 따라 반응의 변화가 생긴다. 이 변화의 가장 큰 변수는 팁의 무게로서 팁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접착제무게제외) 고주파 음에 적응하지 못한다. 또 이 저항을 낮추는 방법으로 가볍고 잘 움직이는 바늘(갠틸레버)의 사용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고급 카트리지의 캔틸레버가 보론인 이유를 잘 말해준다.

다음으로 다이아몬드 팁의 크기가 카트리지의 트랙킹 무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점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 대부분 제작자들이 제공하는 카트리지 무게의 최대치조차도 조금 낮다고 보아야한다.(표4) 그러면 트랙킹 무게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대부분의 LP제작회사는 고음의 주파수에서 카트리지 팁의 회전이 빨라져 트랙을 벗어나는 일을 방지하기위해 고음의 그루브에 최소 1000-g(gravity)이상의 하중이 주어진다고 계산하고 제작한다. 심한 경우 3000-g를 넘어서는 트랙도 있다. 이 계산에 따르면 최소한 그루브 접촉면에 1000-g를 넘는 카트리지에 무게를 주어야 한다.(그림2) 그런데 카트리지의 팁이 커지면 LP와 접촉면이 넓어지면서 접촉면에 가해지는 무게의 집중이 떨어지게 되고 제대로 된 트랙킹을 위해서 조금 더 무게를 주어야 한다(표5). 이 설명으로 보아 왜 오토폰 spu 카트리지에는 그토록 트래킹 무게를 많이 주어야 하는지의 이유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너무 카트리지를 무겁게 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카트리지무게가 무거워지면 앞에서 말한 고역반응성이 느려진다. 그리고 카트리지 내부의 스프링반응이 둔해져 제대로 된 트랙킹이 이루어지지 못한다(표6).

커터의 직경은 2미크론이다. 이 말은 크루브에 저장된 소리의 크기가 2미크론 이하로 작아질 수 없다는 뜻이고 동시에 2미크론 이상의 직경을 갖는 카트리지를 사용할 경우 2미크론짜리의 소리를 그냥 지나치게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지나친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2미크론 크기로 새겨진 소리는 가청주파수를 훨씬 뛰어넘는 85kHz의 고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접촉면의 크기라는 측면에서 쉽지만은 않은 곳이다. 직경이 2미크론이지만 그루브의 벽을 따라 팁이 길게 접촉한다면 앞에서 말한 무게의 문제와 팁이 그루브의 2개의 주름을 동시에 읽는 핀치현상이 생겨 재생음이 혼탁해진다. 이 문제 해결 관한 최고의 권위는 컴퓨터설계를 통한 독자적인 팁을 개발한 덴마크의 카트리지 제작자인 반덴헐이 가지고 있으며 이 점에 관련해 그의 웹싸이트를 참조해 볼 만한다.




VTA 혹은 SRA

내가 아는 가장 재미있으면서 황당한 용어가 바로 VTA이다. VTA는 수평 트랙킹 각도(Vertical Tracking Angle)라는 뜻으로 톤암의 수평을 의미하는데, 문제는 이 용어가 보장해 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황당하지만 이것을 맞추려고 자를 들이대는 애호가들의 모습은 참으로 쓸데없는 일에 그토록 정성을 들이는 모습이 어처구니없기는 하고 동시에 무척이나 재미있어 보인다. 커팅헤드의 각도는 LP마다 18-23도까지 제각각의 각도를 지니고 있고, 카트리지 회사도 커팅헤드를 닮아서인지 5-6도의 차이를 보인다. 즉 플레이하는 판마다 파인 파형과 각도가 조금씩 다르다. 다음으로 카트리지의 무게와 팁의 크기 모양에 따라 그루브를 긁는 형식이 달라진다. 무게가 조금 무거워지면 캔틸레버의 각도에 변화가 생기고, 판의 조금 휜 경우, LP의 두께에 따라 역시 각도가 달라진다. 도무지 종잡을 곳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톤암의 수평 하나 맞추었다고 그루브 내부의 굴곡에 맞추었다 생각하는 그 순진함에 미소 짓게 한다. VTA란 커팅헤드와 카트리지 바늘의 각도가 같다는 소박한 가정하에 커팅헤드가 그루브 내부를 깍은 각도인 SRA(Slate Rake Angle)를 맞추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둘이 같이 가는 일은 거의 가뭄에 콩나는 일과 확률이 비슷하다.
그러면 SRA는 어떻게 맞추는가? 이는 자신의 귀를 믿고 높이를 조절하는 일 혹은 LP마다 현미경을 들이대서 확인하는 일 이외에 아무런 방법이 없다. 또 하나의 방법은 해상도나 정보의 양을 포기하고 원추형 바늘을 사용하는 것으로 원추형이기 때문에 그저 튀어나온 곳이나 들어간 곳에 반응할 뿐 SRA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그림3) SRA를 위해서는 나중에 상술하겠지만 톤암을 수평을 만드는 것보다는 뒤쪽을 약간 드는 것이 유리하다. 무게중심이 수평에 위치하는 것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 급격한 더 좋기 때문이다.



소리의 발전소

보통 발전기는 빨리 돌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지만 빨리 움직이는 카트리지는 더 높은 소리를 낼 뿐이다. 카트리지와 비슷한/반대로 작동하는 오디오 제품은 아마 스피커일 것이다. 스피커 선을 마이크에 꼽고 콘지에 소리를 지르면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스피커는 재생 주파수에 따라 인피던스가 달라져서 앰프가 그 주파수의 인피던스에 따라 정확한 구동력을 보여주어야만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반대에 위치한 카트리지도 이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아 카트리지마다 각기 전기적 특성을 지니며 이 특성에 따라 발전 양상을 달리한다. 이런 이유로 직접 카트리지를 상대하는 포노 EQ는 사실 RIAA커브만 보정해서는 제대로 소리를 들려주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아날로그를 우리는 그저 그런가보다고 생각하며 듣는다. 부족함을 눈감아 줄 수 있는 것 이것 역시 아날로그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카트리지, 특히 바늘 끝에 놓인 다이아몬드 팁을 중심으로 카트리지 이야기를 해 보았다. 카트리지도 아날로그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부품의 사향에 따라 너무나 많은 차이가 만들어 지며 보통 좋은 사향의 카트리지가 고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향 좋은 비싼 카트리지와 내가 원하는 것 혹은 내 다른 기기에 잘 맞는 카트리지는 같지 않을 수 있고 비싼 카트리지 보다 더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이 글이 그 가능성을 위한 한 발걸음이기를 바라면서 못 다한 이야기는 다음의 포노앰프와 세팅편으로 돌리기로 한다.



카트리지는 진동한다.
진동하지 않을 때의 카트리지는 어떤 모습으로도 우리에게 아무런 것도 들려주지 못한다.
진동하는 카트리지, 음악을 하고 있는 카트리지만이 우리 아날로그 애호가에게 음악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온몸으로 음악인 오디오가 바로 카트리지가 아닐까 한다.

*이 글에 나오는 표와 그림은 HiFi Choice Feb. 91와 The LP IS Back! Audio Amateur Press, 2000에서 인용하였음을 밝혀둡니다.


죄송합니다..저희 편집자의 실수로 완성되지 않은 글이 올라갔읍니다.
앞으로 위의 글은 더 좋은 내용으로 증면 및 증보 될것이오니 계속 관심바랍니다.

다시한번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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