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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뮤칼럼

라스 베이거스 CES 참관기 <3>

2005.02.18 10:27

하이파이뮤직 조회 수:8232 추천:491




라스 베이거스 CES참관기 2-사업은 난 몰라요 Business is not my business





잠꾸러기에게 목을 비틀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새벽닭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어김없이 새벽은 오고 아침이 밝아오면 아무리 잠꾸러기라도 일어나 쑈를 준비해야한다.
첫날 아침에 일어나 고양이세수를 하고 밥 먹으로 간 곳은 머물고 있는 호텔의 식당이었다. 왜? 꽁짠 줄 알았으므로! 이러고도 대머리가 되지 않음을 보면 부모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대목이지만 하여간 그 호텔, 식당은 너무 어두침침했고 음식은 맛이 없었다. 아침식사를 위해 새로운 호텔을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길 건너편에 있는 하드록호텔에 있는 식당인 하드록카페를 이용하기로 했다. 옆방 친구들과 같이 간 아침식사에 하루는 내가 하루는 네가 사는 조금은 이상한 방식(원래는 더치페이가 기본이지만)진행되었는데 이곳 식사는 조금 더 먹을 만 했다(이상하게도 미국에서는 토마토를 구워서 내주지 않아서 무척이나 아쉬웠다).





내게 라스베이거스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음은 라스베이거스가 보여주는 모든 것이 가짜라고 느껴졌고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 하나하나가 거대한 놀이동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 것이다. 물이 부족한 곳이니 물을 아껴쓰라고 호텔화장실에 거대하게 붙은 딱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거대한 분수 쑈를 하고 있는 벨라지오호텔은(나중에 돈 잃고 알았다. 물은 돈으로 때울 수 있다는 점을. 그러니 난 아껴야하고 벨라지오호텔은 막써도 된다.) 이름만큼 그리 아름다운 곳은 아니라 그냥 이태리의 어느 건물하나 껍데기만 복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듯했다. 시저스팔레스는 그리스 건물에서 그릴의 의미는 나 몰라라 하며 그릴만 같다 붙인 것이고 엑스칼리버는 영국의 캐드버리나 틴탄젤에서 느껴지는 아더 왕이나 그의 연적 랜슬롯 그리고 마술사 머린의 향취가 나지 않는 곳이었지만 프라멩고는 역사성에서 조금 느낌이 달랐다. 마치 아메라카나 라는 커피가 싱겁듯 ‘가짜들의 싱거움’이 피상적으로 느낀 라스베이거스이다. 하지만 내가 이 곳이 진정으로 대단히 실재적인 곳으로 느낀 건 가지고 있던 돈을 털리던 그 순간부터였다. ‘대박의 꿈’이 ‘꿈을 파는 일이’바로 라스베이거스의 지니는 실재성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설이 길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의 업무가 끝나면 그날의 피로를 박카스가 아닌 한 병의 맥주나 위스키로 풀며 그 시간동안은 업무와 상관없이 떠들고 놀기 마련이고 라스베이거스역시 그러자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 시간에도 사업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격이 상당히 못된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지나가버린 시간인 낮의 업무를 연장하는 일로 소비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또 그럴 능력과 권한은 사장이나 경영진의 것이기에 내게 전혀 없다고 보았다.

제목에서 말하는 Business는 businessman의 일이지 내 할일이 아니라는 뜻 이기도하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에 주어진 직분이 있고 그 직분의 권한과 한계를 알고 행동해야한다고 본다. 내게 주어진 직분은 사업이 아니라 대인 상담이고 사업은 따로 있는 현지 사장의 일이라고 보았기에 내 판단이 적합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사업적인 접대는 고사하고 대신에 밤만되면 간단한 베트남국수를 한 그릇 먹고 비즈니스와 상관없이 커피한잔을 마시며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며 한가로이 앉아서 오디오관계자라기 보다는 오디오 애호가가 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진보다는 훨 귀엽고 통통한 아그네스

밤의 접대 대신에 사실 내가 주력을 기울인 일은 동네 친구들과 아가씨들과의 좋은 관계였다. 아무래도 멀리 있는 친척보다는 이웃사촌이 중요한 법! 근처에 있는 친구들은 아침에 밥같이 먹고 저녁에는 맥주 따며 떠들고 놀기에 좋고 이웃사촌 아가씨는 아침저녁으로 한번씩 안아주기 좋다(오해는 마시라! 안아주며 볼에 키스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서양습관이다). 물론 이러면서 그 아가씨의 싸이즈를 가늠해보기도 하였지만 천연덕스럽게 그런 일을 하지 못하는 다른 미국친구들은 나를 무척이나 부러워하는 듯 했다.
우연히도 왼쪽 옆방에는 그동안 알고 지내던 EAR의 파라비치니가 있었다. 파라비치니는 한국을 방문하였기에 직접 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진에서 보이듯 그렇게 근엄한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떠버리다. 일대일로 접하면 한 두어 시간은 그냥 지나가 버릴 정도로 말이 많고 재미있는 할아버지이다. 오른 편 쑈룸에 있는 친구는 내 직업이 철학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철학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자신의 부친을 모시고와 나를 무척이나 송구스럽게 만들기도 하였다.


떠드는데 여념이 없는 파라비치니

재미있는 친구중 하나는 클리어오디오에 있는 수히Suchy였다. 아날로그에 관심이 있는 나는 클리어오디오에서 만든 아날로그 액세서리를 많이 구입하게되고 그 와중에 서로를 잘 알게 되어 물건값 대거 깎기 위한 흥정(Haggling 이건 내 전공이다) 와인 같이 먹기, 담배 나눠 피우기 등을 통해 우애를 돈독히 하고 다음번에는 우리에게 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은 했지만 그런 것 보다는 그들과의 대화가 즐거웠다.



회집에서 회올리는 도마같이 생긴 멜오디오

이태리에서 나온 Mel 오디오에서는 마치 살바도르 달리와도 비슷하게 생긴 앰프 디쟈이너가 우리스피커에 지금 붙어있는 기기가 별루라고 더 좋은 자기네 기기 붙여보고 싶다고 하며 와서는 온갖 폼을 다 잡고 가기도 했다. 사실 우리 스피커에 자기네 기기 붙여보고 싶어 한 메이커들은 무척이나 많았지만 역시 디쟈이너라서 그런지 디쟈인적인 생각으로 접근한 사람은 아마 그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켄 케슬러와 우리 싸장님과 한컷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일은 좋지 않지만 관객도 국적과 인종에 따라 가지가지였다. 느낀 바로는 서양에는 일반인과 평론가, 제작자 그리고 수입상이라는 살고 있고 동양에서는 중국인과 비중국인이 사는 듯하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오디오를 그냥 틀어 준대로 듣는다. 평론가는 자신이 잘 듣는 cd를 틀어달라고 하고 리뷰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건을 둔다. 제작자는 만듬새를 주로 보고 수입상은 어느 정도 값에 줄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들 중 가장 폼을 많이 잡는 사람은 역시 평론가이다.
중국인은 대부분 한꺼번에 몰려다니며 스피커 앞에 서서 꼭 사진을 한방 찍고 포스터를 얻어간다. 물론 중국인들은 상당히 시끄럽다. 그 외의 동양인들은 비슷한데 일본인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고 한국인은 대부분 오디오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를 지켜보고 이들의 대답에 일일이 답변하고 대화한 나는 그 다양성을 무척이나 즐겁게 보고 즐겼다.


라스베이거스의 실재성은 바로 돈을 몽땅 털렸다는데 있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본 네바다 사막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었다. 주룩 주룩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등성이는 내게 부질없이 쑈에서 소일 할 것이 아니라 높은 바위산에 올라가서 저 넓은 대지를 보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했다. UFO가 가장 많이 출몰하는 곳, 미국하면 떠오르는 비밀기지의 ‘음모이론’의 중심지인 네바다사막을 건너면서 기억력이 나빠서 탄 11시간과 13시간의 비행기행을 바로 이 사막의 산을 만나기 위해 다시 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혹 산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난 전형적인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LA 모터쑈에서 사진 찍어준다기에 무작정 한컷

*엘레이에 도착해서 거기에 살고계시는 형님을 뵙고 엘레이 모터쑈를 구경했다. 여기에서 타보고 싶은 멋진 차들을 다 타보았다고 할까. 하지만 역시 환상과 실제의 괴리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 멋져보이던 대단한 차 험머Hummer는 너덜 너덜 거리는 플라스틱으로 떡칠을 한 허접의 극치였고 오디오에서도 그렇지만 조금은 자그마하지만 단단한 유럽제 차가 역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를 맞았건 눈을 맞았건 그래서 감기에 걸렸건 이번 CES 여행이 어떠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Having fun(재밌었어)!


면빨

글: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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